모자 위의 꽃/김영찬 모자 위의 꽃 김영찬 ​ 모자가 씌워졌다 억지로 나는 갑자기 코웃음이 솟아올라 머리 쥐어뜯고 어깨 들썩거렸다 어깨를 들썩거리니까 모자가 떨어져 나간다 모자가 떨어져 나가니까 솟아오르던 눈웃음이 푹 꺼져서 모자가 찌그러지고 찌그러진 모자 위의 웃음소리가 물 없는 저수지.. 나의 시 2014.07.30
투투섬에 가보까마까 투투섬에 가보까마까 김영찬 미국 부엉이는 투휫투후 tuwhitt~ tuwhoo 투~휫~투~후 운다 영어를 몰라서 한국의 부엉이는 부엉부엉 제 이름밖에 아는 게 도통 없어서 부엉 부부엉~ 엉엉 울 때 있다 Tuwhitt Tuwhoo 아울Owl씨, 나랑 한국말 좀 배울까요? 토종 부엉이가 미국말 배운다고 빠다 핥는 소릴.. 나의 시 2014.06.07
능소화 능소화 김영찬 그러니 깐 두루, 능氏 성에 소화 — 消火인지, 放火인지 뱃속 부글부글 소화도 못 시킬 그 지지배 얘기는 깨끗이 접자고요 요상하고 요염(妖艶)하기로는, 마릴린 먼로 뺨치게 아랫도리 욱신욱신 고개 꺾으면, 계집종 같은 꽃 그 풍신에 어물어물 배꼽 아래 밋밋한 아랫입.. 나의 시 201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