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김영찬
그러니 깐 두루,
능氏 성에 소화 — 消火인지, 放火인지 뱃속 부글부글
소화도 못 시킬 그 지지배 얘기는 깨끗이
접자고요
요상하고 요염(妖艶)하기로는,
마릴린 먼로 뺨치게 아랫도리 욱신욱신 고개 꺾으면,
계집종 같은 꽃
그 풍신에 어물어물 배꼽 아래 밋밋한 아랫입술은 차치하고
윗입술에 마른 침 한 번 고작
헛물 키지 말고
십오야에 심지 바짝 타들어가는, 주체 못할 불장난에
눈탱이 밤탱이 진물 날게 분명한데
그러니 깐 두루 제발 덕분,
애시당초 못 당해낼 애착 —팔자소관에 없는 그딴 일로
설레발치지 좀 마시라고요!
*계간 <시안> 2013년 9월(가을호)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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