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인 티나나를 찾습니다
김영찬
아무래도 나는 나 고향사람 같지는 않아 읽지 않을 예언을 팍 구겨 쥐는 쓸데없는 근육 외지인의 속독법이란 이런 것 같아 그는/나는 동쪽에서만 나타나지 향일성인 우리는 재빨리 북쪽에 등을 돌리지 광고판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동쪽을 끼고 아랫입술 오므리지 누군가가 보고 있을 거라는 관측엔 철저한 편 방향을 놓치면 균형이 깨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달팽이관은 수시로 점검해 두는 편이지만 자신에게조차 통하지 않는 배역 가령 멜로물에 등장시킨 돈키호테식의 어쭙잖음도 그렇고 베르톨트 브레히트식의 소여물통, 그건 아니고 불쑥불쑥 날아드는 다트 촉을 독심술로 되받아치듯 닥쳐오지 않은 충격에 머리통 들이대고 울부짖지 아무래도 그는 그 고향사람 아닌 것 같애 이유 없이 발작적인 취향쯤은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치고 의도적 의식적으로 수족을 삐거덕 삐걱 별것 아닌 사건에 미리 끼어들지
*월간 <현대시학> 2011.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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