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김영찬의 시, <추억의 문밖에 선 등불>

바냔나무 2008. 9. 1. 19:42

 

 


 

 


추억의 문밖에 선 등불


                                  김영찬





생각해봐요, 우우~ 생각을, 생각 좀 해봐요 시간의

양쪽 끝을 너무 팽팽하게 잡아당기면

끈이란 끈은 모두 끊어져 못 쓰게 되잖아요


( (( ((( (( ( (우우 )))

(우/우/우) ) )) ))) )) ) )) )))


감긴 실이 끊어지면 양철지붕 흙벽에 기대어

까만 눈을 깜박이던 첫사랑 소녀가 울음 터트릴 수밖에,

우우^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눈물은 봇물로 터져 갈피 못 잡아 헤매겠죠, 우우우~


빨간 지붕 흙담은 무너져 내리고 갈 곳 없는

소녀는 멀리~ 아주 멀리 기억에서 너무 빨리 사라져

다시 올 수 없겠죠, 우우우~ 우우


>>>생각해봐요~ 우우~, 생각을, 생각 좀 해봐요<<<

시간의 양쪽 끝을 잡아당길 땐 언제나 문밖에 선 추억을

생각해야죠!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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