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문밖에 선 등불
김영찬
생각해봐요, 우우~ 생각을, 생각 좀 해봐요 시간의
양쪽 끝을 너무 팽팽하게 잡아당기면
끈이란 끈은 모두 끊어져 못 쓰게 되잖아요
( (( ((( (( ( (우우 )))
(우/우/우) ) )) ))) )) ) )) )))
감긴 실이 끊어지면 양철지붕 흙벽에 기대어
까만 눈을 깜박이던 첫사랑 소녀가 울음 터트릴 수밖에,
우우^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눈물은 봇물로 터져 갈피 못 잡아 헤매겠죠, 우우우~
빨간 지붕 흙담은 무너져 내리고 갈 곳 없는
소녀는 멀리~ 아주 멀리 기억에서 너무 빨리 사라져
다시 올 수 없겠죠, 우우우~ 우우
>>>생각해봐요~ 우우~, 생각을, 생각 좀 해봐요<<<
시간의 양쪽 끝을 잡아당길 땐 언제나 문밖에 선 추억을
생각해야죠!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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