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갑자기
/김 영 찬
차양 모자를 샀는데 비가 오면 어떡하라는 거야?
L을 따라 삼나무 숲 긴 해안을 무작정 걸은 적이 있다
파도는
그녀의 정강이에 닿고 싶어서 안절부절 앙탈을 부렸지만
새침데기 그녀는 하이힐 벗어든 맨발로
긴 모래사구 위 해독 불가능한 발자국만 찍었다
차양 모자를 샀는데 비가 오면 어디로 데려갈 거야?
뽀로똥해진 L의 젖은 머리칼은 안면도행 시외버스에
끝내 오르지 않았다
여름아,그런데 아직도 넌 고독하니?
출처 : 행복 가득한 글사랑
글쓴이 : 봄새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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