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스크랩] 지난여름 갑자기/김영찬

바냔나무 2009. 12. 6. 12:04

 

 

지난여름 갑자기

 

/김 영 찬

 

 

 

차양 모자를 샀는데 비가 오면 어떡하라는 거야?

 

L을 따라 삼나무 숲 긴 해안을 무작정 걸은 적이 있다

 

파도는

그녀의 정강이에 닿고 싶어서 안절부절 앙탈을  부렸지만

새침데기 그녀는 하이힐 벗어든 맨발로

긴 모래사구 위 해독 불가능한 발자국만 찍었다

 

차양 모자를 샀는데 비가 오면 어디로 데려갈 거야?

 

뽀로똥해진  L의 젖은 머리칼은 안면도행 시외버스에

끝내 오르지 않았다

 

여름아,그런데 아직도 넌 고독하니?

 

 

출처 : 행복 가득한 글사랑
글쓴이 : 봄새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