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아이스크림 역사서

바냔나무 2009. 11. 20. 19:35

 

 

 

 

아이스크림 역사서


                                              김영찬


 

  




내 마음의 훈민정음 연해주에는 디귿리을

니은디귿

             ㄷㄹ

                  ㄴㄷ

     눈이 내리네


     눈은 왜 아무 때나 내려 입천장에 쌓이나

내 마음의 구개음화 창고엔

흰 눈의 적설

 

     그 하얀 백설기 가루를 골고루 나눠 먹고

사이좋게 똥도 눠야할

저장고의 곡식


―곡식을 배달하러 갈 길들이 창밖으로 줄을 서네


     내 마음의 훈민정음 최남단 국경에는

밤새 눈 내려 쌓이고

     풀루메리아 꽃나무 아래 아이스크림을 핥는 아이들

뜨거운 태양의 환송을 받은 어린이들은

     눈 오는 나라로 가네

     썰매에 실려 자꾸자꾸 떠나네

 

훈민정음 도읍지엔

가/갸/거/겨

          고/교/구/규 눈이 지붕을 덮지

 

환전상들은 난로 가에 모여앉아 눈꽃의 교환가치를

계산하다말고

     철철 녹아 반자음, 반모음 결국 모음이 될

아이스크림 역사서를

     탐독 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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